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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디어 보도] “사람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이자 연구 대상”


김재경 경영대학 교수와 이혜인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생의 논문이 전자상거래 분야의 가장 오래된 학술대회인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김재경 경영대학 교수와 이혜인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생의 논문이 전자상거래 분야의 가장 오래된 학술대회인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김재경 경영대학 교수·이혜인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생 전자상거래 분야 가장 오래된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 최우수 논문상 수상


온라인쇼핑은 이제는 일반적인 구매행위이다. 시공간에 관계없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학술적 용어는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이다. 전자상거래는 정보통신망이 통신수단을 넘어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확대된 개념이다. 경영학, 경제학에서도 주목하는 이유이다.


1998년 창설해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Electronic Commerce)’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대회다. 부산에서 개최된 올해 대회에서는 약 10개국의 100여 개 논문이 발표됐다. 이중 ‘최우수 논문상’을 경희대학교 구성원이 받았다. 김재경 경영대학 교수(경영대학원 원장)의 지도로 이혜인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생이 작성한 ‘딥러닝기법을 이용한 온라인쇼핑몰에서의 다기간 상품추천시스템 연구’가 바로 그것. 김재경 교수와 이혜인 졸업생에게 연구의 성과와 연구자로서 자세에 대해 들어봤다.


석사학위 논문으로 전자상거래 분야 최고의 학회에서 인정받아 Q.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무엇인가? 김재경 교수(이하 ‘김’): ‘국제전자상거래학술대회’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학술대회이다. 지난 1998년 한국의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ICEC.net) 주도로 창설됐다. 전 세계 각국을 돌며 학회를 개최했고, 21회차인 올해는 국내 최초로 부산에서 열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핀테크와 물류’가 주제였다.


이혜인 석사 졸업생(이하 ‘이’): 이번에 발표한 ‘딥러닝기법을 이용한 온라인쇼핑몰에서의 다기간 상품추천시스템 연구’는 석사기간 연구한 딥러닝과 추천시스템을 최근 떠오는 신선식품 시장에 적용한 연구다. 일반적으로 추천시스템 연구는 어떤 기간을 고정해 그 구매 양상을 살펴왔다. 하지만 신선식품은 보관 기간이 짧아 구매 기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된 기간을 전제로 하는 것은 소비자의 구매 현실에 맞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시작점이 여기였다. 추천 시점을 여럿으로 나눠 소비자 패턴에 맞춘 추천 모델을 개발하고자 했다.


또 변화하는 고객의 선호도를 반영하기 위해 딥러닝 기법을 사용했다. 기존의 추천 모델이 판매자의 관점에서 설계됐다면, 새로운 추천 모델은 소비자 중심으로 결론을 도출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연구에서 도출된 추천 모델이 기존 모델보다 추천 상품을 더 잘 예측했고, 이는 판매자의 예측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Q.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 의사결정분석을 위한 인공지능 응용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인공지능 응용 분야와 데이터 마이닝, IT기술을 이용한 개인화 서비스 분야를 연구해왔다. 2000년 이전부터 개인화 서비스 중 추천 시스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추천 시스템은 개인의 거래 기록과 프로파일을 이용해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이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법이다. 평범해 보이는 분야이지만 ITC의 발전으로 이전의 아날로그 데이터가 디지털로 통합됐고 새로운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소비자가 정보과잉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의 선호도가 복잡해진 것이다. 이전의 추천 시스템을 지금의 환경에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를 하면서 다시점에서도 결과가 잘 나올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자 했다. 딥러닝 기법 때문에 가능했다. 기존의 추천 시스템은 소비자가 구매한 물품은 추천 물품에서 제외됐는데, 이번에는 반복으로 구매하는 생필품 시장에서 반복 구매를 허용하는 추천을 적용했다. 결과가 생각보다 더 잘 나와서 다행이다.


이: 기업들은 다량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대용량 데이터들을 보통 빅데이터라고 부른다. 이런 데이터를 고정된 한 시점으로만 분석하면 변화하는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딥러닝 기법을 사용했다. 딥러닝 중에서도 음성이나 텍스트와 같은 순서가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특화된 순환신경망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 습관에도 순차적인 경향성이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연구실 세미나’로 연구 과제 중간 점검하고 꾸준히 연구 동향 파악해 Q. 연구 중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이: 데이터 확보가 가장 어려웠다. 국내 기업들이 모은 데이터는 주로 개인정보인 경우가 많아 공개되지 않는다. 고민하던 중,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위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캐글(Kaggle)’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이 사이트는 전세계의 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개한 데이터를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가가 기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경쟁하는 플랫폼이다.


여기서 미국의 온라인 기반 신선식품 배송 기업의 데이터가 적합다고 판단해 연구를 수행했다. 물론 기업이 공개한 데이터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없었다. 사용자에 대한 임의의 아이디와 구매 정보 등만 있었다. 연구 중 국내에도 이렇게 분석 가능한 오픈 데이터가 많아졌으면 싶었다.


김: 연구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의 인프라가 항상 문제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빅데이터분석, 인공지능, 딥러닝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관련 연구를 수행하려는 젊은 학자가 많아졌다. 장비 문제는 교내 지원으로 해결했다.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를 위해서는 고사양의 컴퓨터 서버가 필요한데, 이 문제를 학교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7년 전 만들어진 학과 간의 융복합프로그램도 도움이 됐다. 경영학과의 빅데이터분석 전공 교수와 물리학과, 지리학과, 그리고 관광학 분야의 데이터 분석을 하는 교수들이 함께 일반대학원에 ‘소셜네트워크과학과’를 만들었다. 출신 학부 전공은 다양하지만,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응용에 관심 있는 학생이 많다.


Q. 연구하면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이 있는지? 이: 김재경 교수님과 매주 진행한 ‘연구실 세미나’가 큰 도움이 됐다. 이 세미나는 학생들이 주요 연구 분야의 최신 동향과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교수님이 연구와 학습 방향을 조언하는 자리였다. 조교를 하면서 연구도 하며 지칠 때도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다.


이번 연구를 준비하면서 딥러닝 기술을 추천 모델에 적용하려 했을 때 교수님께서 “단순하게 최신 기술이나 기법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논문이 될 수 없다”며 “그 기법을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와 학문적 시사점과 시장에서의 활용법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교수님의 조언을 되새기면서 연구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 이혜인 학생은 학부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이후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려고 대학원에 진학한 경우이다. 연구실 세미나를 매주 진행하면서 성실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기존 전공과 다른 분야를 공부하면서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했을 것이다. 함께 논문 주제를 정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했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사실 학부에서 프로그래밍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이 대학원 2년 동안 이론과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해 실제 데이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일은 쉽지 않다. 또 딥러닝 선행 연구가 많지 않아 모범으로 삼을 만한 연구도 적었다. 좋은 결과를 보면 연구에 얼마나 몰입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학부 전공과 다른 새로운 분야, 경영·물리·지리·관광 데이터 분야 융복합 소셜네트워크과학과 큰 도움돼 Q. 어떤 자세로 연구를 해왔는가? 김: 교수의 기본은 교육과 연구이다. 교수는 연구하고 그 결과를 학술대회나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한다. 그동안 가능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려고 했다. 그런 결과인지 2000년 중반 이후로는 R&D 과제를 다수 수행해왔다. 연구재단 외에도 서울시나 문화관광부, 산업통상부, 중소기업청 등의 과제도 맡았다. 과제를 수행한 결과를 학생의 교육 과정에 반영하고 연구와 과제수행이 교육과 선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노력했다.


이: 학부와 대학원 전공이 다르다. 석사 과정 동안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학업에 쓰고자 다짐했다. 일반대학원의 재학생이 모두 비슷하겠지만 온전히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다행스럽게 새로운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 도움이 됐다. 학부에서 무역학을 전공하면서 영어와 중국어 공부에 매진한 경험도 도움이 됐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새로운 언어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자신감으로 도전했다. 특별한 무엇보다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Q. 목표는 무엇인가? 이: 대학원 졸업에 맞춰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사에 제공하는 IT회사에 취직했다. 회사에서는 주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세미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시간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는 코딩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젝트 리더로 팀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다. 한국은 외국보다 데이터 분석 시장이 작다. 내가 만든 플랫폼 덕에 일반인도 데이터 분석 분야에 입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 선배교수님들이 ‘교수로서 정년이 10년 이내로 남으면 은퇴 이후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이 그런 시기이다. 경희대 부임 이후 첫 10년은 연구와 교육에 집중했다. 2011년부터는 연구처장과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다. 어떻게 하면 조직의 성과를 낼지 고민했다.


지금까지의 시간은 혼자서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연구한 데이터 분석이나 개인화서비스는 결국은 사람에 대한 주제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환경이 변화해도 사람은 영원히 풀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이런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기사 출처 : 정민재, 정병성, "사람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이자 연구 대상", 경희대학교 경희미디어 Focus, 2019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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